반도체/부진·수출 감소·눈덩이적자 韓경제 무역적자 최대치

정진태 | 기사입력 2023/02/02

반도체/부진·수출 감소·눈덩이적자 韓경제 무역적자 최대치

정진태 | 입력 : 2023-02-02

 


[뉴스줌=정진태기자] 2023년2월1일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 이어지는 것은 우리나라 수출이 복합적인 위기에 처했다는 증거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높아진 대(對) 중국 수출 의존도가 지금은 무역적자를 키우는 주범이 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치솟은 에너지 가격은 무역적자뿐 아니라 국내 물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반도체 수요 급감은 허약해진 수출 전선에 결정타를 날렸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15대 주요 수출품목 가운데, 전년 대비 수출액이 늘어난 품목은 석유제품(41억3000만달러), 자동차(49억8300만달러), 선박(14억3500만달러), 무선통신기기(15억9100만달러), 이차전지(7억9900만달러) 등 5개에 그쳤다. 다른 품목들은 많게는 60% 이상 수출이 급감했다. 특히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60억달러) 수출액은 전년의 반토막(44.5%)이 났다. 그나마 선방한 품목이 없었다면 지난달 126억9000만달러 규모의 무역적자 폭이 더 커질 수 있었다는 의미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출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올해 1분기까지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코로나 특수' 이후 가전제품을 비롯한 전반적인 수요가 줄면서 핵심 원자재인 반도체 수요도 같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분기까지 메모리 반도체 양대 품목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작년 4분기에 이어 두 자릿수 하락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에너지 수입액도 배럴당 120달러에 달하던 국제유가가 최근 80달러로 떨어진 상황이지만 여전히 높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은 157억9000만달러로 지난 10년간 1월 평균 에너지 수입액(103억달러)을 50% 이상 웃돌았다. 만약 우크라이나 전쟁의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 우리나라가 감당해야 할 무역적자 골도 더 깊어질 공산이 크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처럼 에너지가 부족한 중국, 일본, 독일 등에서도 수출 둔화가 공통적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중국과의 교역 역시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작년부터 시작된 대중 무역적자는 반짝 개선된 작년 9월(6억6000만달러)을 빼면 8개월 동안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더구나 작년 말까지 6억~12억달러 규모에 불과하던 무역적자 폭은 지난달 39억7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일단 정부는 이번달 이후부터 동절기 에너지 수입 등 계절적 요인이 축소되고, 중국의 리오프닝 등에 힘입어 무역수지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수출이 회복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경기침체 등이 지속되면 무역수지 개선 여지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당장 무역수지가 대규모 적자를 보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나올 경상수지도 적자가 불가피해지는 흐름이다.

결과적으로 기댈 곳이 무역밖에 없는 우리나라 경제구조 특성상 수출 다변화와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3년 경제현안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의 대 한국 무역의존도는 하락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대중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공급망 리스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작년 대중국 교역은 우리나라 전체 교역에서 21.9%를 차지했다. 예정처는 "미·중 통상 분쟁 심화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국에 편중된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아세안(ASEAN) 국가들이 글로벌 공급망의 대안으로 부상했다"며 "(아세안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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