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예술과 정치의 불협화음으로 위기에 빠진 어느 오케스트라의 이야기

6.8~12 인천시립극단 '다스 오케스터(Das Orchester)'

정진태기자 | 기사입력 2022/05/26 [08:51]

인천시, 예술과 정치의 불협화음으로 위기에 빠진 어느 오케스트라의 이야기

6.8~12 인천시립극단 '다스 오케스터(Das Orchester)'

정진태기자 | 입력 : 2022-05-26

다스 오케스터 포스터


[뉴스줌=정진태기자] 인천광역시는 인천시립극단에서 6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일본의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노기 모에기(野木萌葱) 원작의 연극 '다스 오케스터'를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

일본어 전문 번역가이자 공연 드라마터그인 이홍이가 번역과 드라마터그로 참여했으며, 극단 고릴라(Go-LeeLa)의 남동훈 대표가 객원연출을 맡았다.

연극 '다스 오케스터'는 작가인 노기 모에기가 대학생이었을 때 처음 구상한 이야기로 2019년 3월 19일~31일 도쿄 씨어터 풍자화전에서 본인의 연출로 초연되었던 작품이다.

그는 1977년생 요코하마 출신의 극작가이자 연출가로 대학 재학 중이던 1998년에 연극유닛 ‘패러독스 정수(パラドックス定数)’를 결성하면서 연극을 시작했고 연극 '3억 엔 사건', '괴인21면상', '731'으로 3년 연속으로 요미우리 연극대상 우수작품상과 우수연출가상을 수상했다.

주로 굵직한 역사적 사건이나 실제 사건을 주요 소재로, 제한된 공간에서 전개되는 다이나믹한 작품들을 집필해왔다.

'다스 오케스터'는 ‘더 오케스트라’의 독일어 표기로 예술과 정치의 불협화음이 만들어내는 대립과 갈등의 드라마이자,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선택을 강요받는 사람들의 고통과 진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연극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에 제복을 입은 장교가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그는 무대 위에 나치 독일의 전범기를 달고 연주할 것을 요구하고 단원들은 이를 거부하다 위기에 처한다.

결국 깃발 아래 공연을 마친 오케스트라는 세계적인 비난의 대상이 되지만 시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부가 오케스트라를 국영화 시켜 특정 단원들을 해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지휘자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결단을 내린다.

희곡에는 어떠한 배경 설명도, 심지어 인물명도 쓰여 있지 않지만, 20세기 최고의 지휘자라 칭송받는 빌헬름 푸르트벵글러(1886~1954)를 모델로 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 천재 지휘자에게 발탁되어 오케스트라 단원이 된 바이올리니스트는 폴란드 출신의 시몬 골드베르크(1909~1993)를, 극장을 휘젓고 다니는 선전 장관은 파울 괴벨스(1897~1945)를 연상시킨다.

연극은 어느 특정 인물을 심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대 위에는 이름이 지워진 채로 우리말을 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 한 명 한 명에게 '그 시대', '그 사람'의 선택이 아닌, '지금의 나라면?'이란 질문이 꼬리처럼 따라붙으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남동훈 연출가는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너무도 당연하고 평범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걸 걸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라고 연출의 변을 남겼다.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선택을 강요받는 인간의 내면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인천시립극단의 정기공연 '다스 오케스터'는 거리두기 없이 전 좌석을 예매 오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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