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어찌 갚을꼬" 가계·기업·자영업자 "빚폭탄" 재깍재깍

이영민 | 기사입력 2021/03/26 [07:42]

"이를 어찌 갚을꼬" 가계·기업·자영업자 "빚폭탄" 재깍재깍

이영민 | 입력 : 2021-03-26

                         국내은행 신규 갸계대출 DSR 실태 분석 발표



[뉴스줌/이영민기자] 코로나19 충격 속에 우리나라 민간부문의 빚이 전체 경제 규모의 두 배를 훌쩍 넘을 정도로 불어났다. 더 큰 문제는 가계와 기업 모두 빚을 갚을 능력이 떨어지고 있으며, 특히 저소득층·영세기업일수록 한계상황에 몰릴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의 실핏줄 구실을 하는 자영업자 중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고위험군 수가 19만 가구를 넘어선 상태다.

한국은행은 25일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가계·기업 부채잔액) 비율이 215.5%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통계가 시작된 197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전년 대비 증가 폭(18.4% 포인트) 역시 최대다. 가계와 기업이 진 부채의 무게가 우리 경제를 짓누르는 모양새다.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1726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9% 늘었고, 기업신용 역시 2153조5000억원으로 10.1% 불었다. 처분가능소득(소득-비소비 지출)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75.5%를 나타내 13.2% 포인트 높아졌다. 소득에 비해 빚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그런데 자영업자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는 모두 악화되는 추세다. 자영업자의 매출은 지난해 1분기 -5.5%(전년 동기 대비), 2분기 -3.6%, 3분기 -1.9%, 4분기 -4.6%로 연중 내내 마이너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반면 대출은 1분기(10.0%)에서 4분기(17.3%)로 갈수록 증가세가 세졌다. 줄어든 벌이를 대출로 메우고 있는 셈이다.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DSR)은 지난해 3월 말 37.1%에서 연말 38.3%로 1.2% 포인트 올랐다. 소상공인 원리금 상환유예 정책 효과를 제외하면 DSR 상승 폭은 5.7% 포인트까지 높아진다.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LTI)도 이 기간 195.9%에서 238.7%로 뛰었다.

이렇다 보니 부채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말 19만2000가구로 늘어 빚이 있는 자영업자의 6.5%나 됐다. 고위험 가구는 모든 자산을 처분해도 빚을 다 갚을 수 없는 가구를 의미하는데, 이들 부채 규모만 76조6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 만에 37조9000억원이 불었다. 고위험 가구 가운데 중·저소득층(1~3분위) 비중은 가구 수 기준으로 59.1%, 부채 기준으로 40% 정도를 차지한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부도 위험이 큰 ‘상환위험기업’은 전체 대상기업의 6.9%였으며, 이들 기업이 보유한 금융여신 비중은 전체 대상기업 여신(403조8000억원)의 10.4%인 42조원으로 증가세가 지속됐다.

한은은 “각종 금융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채무상환 능력이 크게 저하됐다”며 “금융지원 조치 정상화 시점에 취약 부문의 신용 리스크가 한꺼번에 드러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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